행복을 주는 글들

마가목차 (馬駕木茶)

가시코이 2014. 3. 14. 22:35

마가목차 (馬駕木茶)/월정사 원행스님

이때쯤이면 옛날 오대산 방산굴에서 탄허 큰 스님을 시봉하며 불교의 방대한 대방광불 화엄경을 교정하면서 마가목차를 마시며 공부하던 때가 그리워진다.

마가목차는 이뇨와 각기병에 좋다고 하여 열매는 한약재료로 쓰이고 나무를 달이면 맛이 쓰며 입에 감칠맛이 났다.

큰스님께서는 월정사에 찾아오는 신도와 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마가목 나무 지팡이를 선물하면서 이 지팡이를 짚고 걸으면 각기병과 허리통증이 낫는다고 하였다. 마가목은 쌍떡잎식물 이판화군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소교목이다.

높이는 8m정도이나 고산지대에서는 2~3m의 관목상으로 자란다. 마가목의 꽃은 5~6월에 가지 끝에 복산방 꽃차례를 이루며 흰색으로 핀다. 꽃받침은 술잔 모양이고 꽃잎은 5개로 납작한 원형이고 안쪽에 털이 있다. 열매는 둥글며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으며 가을의 잎이 붉게 단풍든다. 마가목은 한국이 원산이며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에 분포하며 울릉도 등에 많이 산다.

열매는 10월에서 11월에 채취하여 햇볕에 건조를 하여 말리며 달일 때에는 열매와 껍질 (10~12g)은 흐르는 물에 살짝 헹구듯이 씻어 주어야 한다.

어린이 노약자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드실 수 있는 마가목 열매와 차는 민간약초에서도 아주 귀한 약초로 불린다.

옛날 20대 중반의 추사는 북경에 가서 무엇을 보았을까? 하나는 10만권에 가까운 장서와 비첩을 보유하고 있던 옹방강의 서재를 구경할 수 있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차맛을 알았다는 점이다. 후일 동다송으로 유명한 초의선사(草衣禪師)와 신분을 떠나 깊은 인연을 맺게 되는 원인(遠因)은 차는 반드시 좋은 걸 마셔보아야 차 맛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시원찮은 차는 안 마시는게 좋다. 조선의 녹차가 우수하지만, 세월이 묵은 고차는 중국의 운남성 하관(下關)에서 만들어진 보이차이다.

소승이 처음 오대산에 출가한 당시 고차의 맛이 무언지도 모르는 무설지배(無舌之輩) 였던 소승에게‘비싸고 좋은 차’라는 설명도 일절 하지 않고 인삼향과 난향(蘭香)을 합쳐 놓은 것과 같은 맛을 내는 차는 마시는 순간 탈속(脫俗)한 느낌을 갖게 하는 차였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로 만나는 인간관계도 있지만, 순전히 차 때문에 만나는 인간관계도 있다. 귀한 차를 사먹을 돈이 없는 처지에 차 맛을 알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엊그제에는 방산굴에서 선방스님들과 새벽 1시 반까지 마가목 차 파티를 하였다.‘이빨 사이에 그 차의 향소리가 지금까지 끼여 있는 것’같다. 바람이 바뀌고 세월이 바뀌는 전환기에는 차 한잔 하면서 바람을 음미하는 여유도 있어야 한다. 추사가 초의 선사와 더불어 중국에서 10만 권의 장서와 차 맛을 알았다면 소승은 오대산의 출가 후 오대산 방산굴에서 탄허스님을 시봉하며 또 서울 대원암과 석파정에서 또 대전 계룡산 자광사에서 방대한 불교의 대방광불 화엄경 번역 교정과 오대산 마가목차 맛을 음미하여 알게 되었다고 회상해보며 또 가야산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 큰스님께서 주신 지리산 작설차를 음미하며 팔만대장경 장주 소임으로 새벽 참회 기도후 판전건물 주위를 포행하던 기억이 아련하다.

또 오대산 적멸보궁 중대사자암에서 천일기도 중 보이차를 법정 큰스님과 함께 법담을 경청하던 시절이 회상되고 그리워지고 오늘 왜 이렇게 옛날 차향의 맛과 큰스님의 법향이 그리워 지는지요.

다사다난했던 신묘년을 보내고 새해 임진년을 설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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